누구나 재테크

나의 돈 이야기

쁘농 2022. 1. 2. 23:37

내가 저축을 하게 된 건 초등학생 때부터다.

아빠는 우리 자매에게 업무수첩 같은 질 좋은 장부를 하나 주며 가계부를 쓰도록 했다.

용돈으로 천 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얼마나 남았는지 가계부를 적는 게 꽤나 재미있었다. 

설명절 등 큰 용돈이 들어오는 날이면 용돈은 오로지 내 몫이 되었다.

가계부를 작성하며 불어나는 내 돈을 보는게 신났고. 자연스레 돈을 허투로 쓰지 않았다. (다행히 나의 부모님은 명절 용돈을 탈취(?)하지 않았다.)

 

나의 저축하는 삶은 어린 나이부터 자연스럽게 삶에 녹아들었다.

이 점에서 저축하기에 가장 최적화 된 시기는 20살이 되기 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액에 상관없이, 어린 나이에서부터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20살이 되기 전에 나는 꽤 큰 돈을 모았고, 20대 대학생활을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조급함이 없었기에,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닌 경험을 쌓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돈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사회경험을 했다. 친구들이 국가근로, 과외할 시간에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했다. 경험을 쌓으면서 덤으로 들어오는 알바비 덕분에 수입(용돈+알바비)의 65% 이상을 저축할 수 있게 됐다.

 

의외로 이른 나이에 취뽀를 하게 된다. 하고 싶은 걸 여유로운 마음으로 하는 게 너무 좋았기에, 월급은 적어도 안정적이고 야근이 적어서 퇴근 후에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직업을 큰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하지만 인생은 변화의 연속이지 않은가. 나는 부모의 인정과 관심보다 독립과 자유라는 가치에 눈을 뜨게 된다.  

독립과 자유라는 가치에는 상당한 금전적 희생이 뒤따르고(감사한 희생이지만), 내가 버는 월급으로는 30% 저축도 힘든 상황을 만나게 된다. 숨만 쉬어도 고정비가 새어나가고 절대적 수입은 턱없이 부족하다. 전세 자금으로 그동안 모아둔 종잣돈은 묶여버린 상태라, 투자 또한 사실상 불가능했다. 나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원하는 만큼의 저축이 불가능하게 됐고, 모이는 돈의 양과 속도는 턱없이 줄어들었다. 생활비를 줄이자니 이미 허리띠를 졸라맬 정도의 금액을 책정한 상태다. 주거 독립을 이룬 것은 좋았지만 돈에 얽매이면서 삶의 질이 떨어져갔다.

 

수입 증대 및 재테크 공부가 본격적으로 필요한 때임을 절감했다. 

진정한 독립은 경제적 독립이 이루어졌을 때 완성된다고 생각했기에, 경제적 독립의 열망이 점점 커졌다.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은 철저한 소비 통제 및 절약이었으나 평소에 과소비나 낭비를 하는 편이 아니라 한계가 있었다. 대안은 수입 증대와 투자. n잡, 인풋 없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뭐든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찼다.

 

애드포스트 수익이 있다 하여 네이버 블로그를 개설했다. 

각종 부수입 알바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티스토리를 개설했다. 이또한 꾸준히 운영할 계획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사람들이 돈이 되는 정보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고, 돈을 버는 법이 보였지만 돈에 관한 것을 본격적으로 다루려고 하니 재미가 없었다. 이 방향이 맞는 걸까? 

잠깐 브레이크를 걸고 고민하면서 천천히 걷고 있는 중이다.

 

 

흔히들 부자되는 법을 알려주는 콘텐츠에서

돈이 있어야, 부자가 되어야 비로소 돈에서 자유로워지고 다른 가치를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글쎄, 

주어진 돈에서 소박하고 실속있게 절약하며 절제하는 삶을 지속적으로 살 수 있으면, 부자되는 법 보다는 그보다 더 중요한 가치에 시간을 쏟길 권한다. 경쟁과 특별함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돈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고 더 열심히 살 수 있게 되는 건 맞다. 그러나 각자에게 맞는 옷이, 어울리는 옷이 있듯 이 방향이 나에게 맞는 삶일지는 오랜기간 스스로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며 덤으로 돈이 따라왔던 대학 시절의 마음가짐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고자 하는 마음이다.

-쁘농.